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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남자 에마위엘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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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스물네 살 연하의 남편,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브리지트가 조금씩 잡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발끝으로 살금살금 걷듯이 고개를 내밀었다. 투케에서 주말을 보내며 손잡고 걷는 부부의 도둑맞은 사진이 주간지 《VSD》에 게재되었다. 무릎 위까지 오는 하얀색 레이스 원피스와 베이지색 외투를 전부 루이 비통으로 빼입은 브리지트가 남편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의 공식 만찬 석상에 등장한 사진이 《파리 마치》의 1면을 장식했다. 두 사람은 손잡고 환하게 웃으며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다. 아직 엘리제궁에 입성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새로운 커플이 등장했다는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당연히 이 부부의 나이 차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입방아에 올렸다. 현대적이고 동시에 전통적이며, 탈규범적이고 동시에 규범적인 브리지트란 여성에 대해 질문..
#04 남들에게 인정받기 전에는 숨겨야 하는 은밀한 사랑,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이었다 1969년 9월 22일, 엘리제궁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가 며칠 전 가스를 마시고 자살한 가브리엘 루시에Gabrielle Russier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이해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안타까운 것은 그녀를 잃은 아이도 피해자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사랑받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 같습니다. 가브리엘 루시에 사건은 당시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비극적인 스캔들이다. 32세 가브리엘 루시에는 사건 몇 년 전 이혼했다. 그녀는 문학 교사 자격증이 있으며, 마르세유의 생텍쥐페리고등학교 교사이자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다. 그녀의 잘못은 고등학교 3학년 만 17세 크리스티앙 로시 학생과 관계를 맺었다는 점이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노래와 책..
#03 마크롱의 애인이자 절친, 가정교사이자 진짜 어머니였던 마네트 외할머니에게 은혜를 입었고, 외할머니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으며, 할머니의 눈빛을 갈구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이 특별한 관계는 에마뉘엘이 초등학생 때 시작되었다. 그녀는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는 할머니가 아니다. 그녀는 3공화국의 교사로서 프랑스 국민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마크롱은 문학과 철학, 대문호를 중요시한 외할머니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고, 외할머니는 그에게 오랫동안 문법과 역사, 지리 등을 가르쳤고, 큰 소리로 책을 읽게 했다. 외할머니는 손자에게 용기와 칭찬과 애정이 담긴 눈빛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은 두 세대나 떨어졌지만, 그들은 같은 언어로 대화하며 같은 세계를 공유했다.에마뉘엘 마크롱은 느베르, 파리, 리옹에서 열린 공식 집회에서 외할머니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그가 ..
#02 마크롱에게 가족이 없다고??? 에마뉘엘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1년 전에 첫딸을 잃었다. 행복에서 불행으로 극적인 변화, 가슴을 찢는 듯한 고통… 장미셸은 한마디로 악몽이었다고 표현했다. 앰뷸런스, 성앙투안병원, 아기의 죽음, 혼수상태에 빠진 프랑수아즈, 심폐 소생술. 장미셸은 준비한 아기방과 침대를 정리해달라고 장모에게 부탁했다. 프랑수아즈는 이름도 없는 딸의 죽음에서 벗어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에마뉘엘에게는 죽은 누나를 잊게 할 임무가 있었다. 아픈 기억은 12월 21일 10시 40분에 모두 사라졌다. 기쁨을 되찾은 프랑수아즈 노게와 장미셸 마크롱 부부는 아기 이름을 에마뉘엘이라 지었다. 산모 입원실에 잠깐 들른 사제가 히브리어로 ‘신의 아들’을 뜻하는 이름에서 파생된 에마뉘엘이란 이름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는 아주 어릴 때..
#01 에마뉘엘 마크롱? 그는 돌연변이다. 2017년 1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선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당황스럽다. 그가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인터뷰를 해봤지만 말을 너무 잘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정말 힘들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돌연변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늘 상냥하게 미소 짓는, 프랑스 최고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고위 관료 출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파악하기 어렵다. 사생활을 거의 드러내지 않다가, 이용하고 싶을 때는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너그러운 척 드러내는 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친구도 별로 없다.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에마뉘엘은 온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아무도 자기 울타리 안에 들이지 않아요. 항상 거리를 두죠.” “거머리처럼 사람을 빨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