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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남자 에마위엘 마크롱

#04 남들에게 인정받기 전에는 숨겨야 하는 은밀한 사랑,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이었다


1969년 9월 22일, 엘리제궁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가 며칠 전 가스를 마시고 자살한 가브리엘 루시에Gabrielle Russier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이해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안타까운 것은 그녀를 잃은 아이도 피해자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사랑받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 같습니다.



가브리엘 루시에 사건은 당시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비극적인 스캔들이다. 32세 가브리엘 루시에는 사건 몇 년 전 이혼했다. 그녀는 문학 교사 자격증이 있으며, 마르세유의 생텍쥐페리고등학교 교사이자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다. 그녀의 잘못은 고등학교 3학년 만 17세 크리스티앙 로시 학생과 관계를 맺었다는 점이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노래와 책, 영화〈Mourir d’aimer사랑하여 죽으리라〉로 다루어졌다.




이 이야기는 1968년 5월혁명의 격정과 무관심 속에서 탄생되었다. 학생의 부모는 미성년자 유괴 혐의로 가브리엘 루시에를 고소했다. 그녀는 곧바로 체포되었고 징역 12개월과 벌금 500프랑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살했다.



이 이야기는 24년 뒤 일어난 에마뉘엘 마크롱, 브리지트 트로뉴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1969년 프랑스와 1993년 프랑스과 다르듯이 공통점이 많지만 결말이 매우 다르다.




그는 연극을 통해 브리지트를 만났다. 에마뉘엘은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연극 수업 시간에 브리지트를 만났어요. 우리 둘 사이에 형성된 지적인 공감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감성적인 친근함으로 바뀌었죠. 다툼도 있었지만, 우리 사랑의 열정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어요.” ‘감성적인 친근함’이란 표현에서 낭만적인 조심성이 엿보인다.



브리지트는 에마뉘엘의 빼어난 지성, 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그의 재능에 금방 매료되었다. “나는 항상 어안이 벙벙했어요.” 그녀는 감탄했다. “그는 역사, 지리 등 모든 수업에서 항상 특별했어요.”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과 사랑의 장난으로 선생님과 제자 이상의 관계로 급속히 발전했다. 열광적인 낭만주의자들이 그렇듯이 모든 것은 단어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금요일마다 브리지트와 함께 몇 시간씩 연극 대본을 썼어요. 몇 달 동안 그랬죠. 우리는 대본이 완성되면 함께 무대에 올리기로 했어요. 우리는 모든 것을 이야기했어요. 어느새 대본을 쓰는 일은 구실이 되었고, 우리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았죠.”


당시 39세인 브리지트는 처음에 이 사랑에 저항하려 애썼다. 그녀는 기혼이고, 세 자녀를 둔 어머니로 안락한 부르주아의 삶을 누렸다. 최소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인생이었다. 그러나 풍요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어쨌든 전남편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위험을 감수할 리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만 16세 소년이 로맨틱한 사랑의 맹세를 하도록 내버려둘 리 없었을 것이다. 

헝클어진 머리에 눈빛이 순수한 소년은 학업을 위해 파리로 떠나면서 “나는 돌아와 당신과 결혼할 거예요”라고 청춘을 걸고 맹세했다. 그는 질베르 베코Gilbert Bécaud의 노랫말처럼 약속을 지켰다. 





“나는 당신을 찾으러 돌아가리라. 당신이 기다린다는 걸 안다.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걸 안다….”

처음에 에마뉘엘의 부모는 아들이 같은 반 친구인 브리지트의 딸 로랑스 오지에르와 데이트한다고 생각했지만, 우연히 사실을 알았다.

충격을 받은 부모는 에마뉘엘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만나지 말아달라고 브리지트에게 부탁하기로 결심했다.

브리지트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어요.”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안 프랑수아즈는 “이해 못 하는 것 같은데, 당신은 당신 인생이 있지만 에마뉘엘은 자기 아이를 갖지 못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에마뉘엘은 괴롭던 이 시절을 회상할 때 그는 확실히 약간 날카로워졌다.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에요. 반대를 무릅쓰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싸워야 해요.” 그는 잠시 후 덧붙였다. “15년 동안 겪은 일이에요. 간절했기에 오늘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하루아침에 얻은 게 아니에요.”


에마뉘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는 그 15년을 영원처럼 느끼는 듯하다. 배척되진 않았지만 세상과 평행선을 그은 듯이 동떨어져 지낸 15년이다. 가족 간의 균형에 신경 쓴 15년이다. 그들의 특별한 사랑을 가족과 사회가 받아들이도록 노력한 15년이다. 이는 한순간도 타인의 시선 속에 살기를 원치 않았다는 의미다. 오랜 시간 지인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며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2007년, 트로뉴 집안의 영지가 있는 투케에서 열린 에마뉘엘과 브리지트의 결혼식에 어머니, 아버지, 마네트와 가족. 친구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  “마크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 그에 대해 가장 잘 알려주는 책이다.”
    《르푸앙Le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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