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가 들려주는 일상 속 행복
지은이 마르크 오제(Marc Auge)
옮긴이 서희정
판형 사륙판 변형(120×188mm)
쪽수 192쪽
책값 13,500원
펴낸날 2020년 3월 20일
펴낸곳 황소걸음
ISBN 979-11-86821-45-9 03860
“드물게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어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
― 스탕달(Stendhal), 《Lucien Leuwen뤼시앵 뢰방》
책 소개
인류학 거장의 행복 탐구
전통적인 장소에 대비되는 비장소(non-places) 개념으로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를 새롭게 해석해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가 노년에 이르러 인류학적 관점으로 쓴 행복에 관한 짧은 에세이다. 사람들은 어떤 정황과 여건에서 행복을 또렷하고 섬세하게 감지하는지 자신의 경험과 문학작품, 샹송과 음식, 여행과 영화 등을 통해 풀어 썼다.
지은이는 인류학자답게 일상의 구체적인 행동과 사건, 태도에서 행복을 찾는다. “사적인 노스탤지어이자 미화된 과거, 혹은 공동의 유토피아이자 미화된 미래라는 두 가지 성격을 띠는 시간적 개념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행복의 개념에 다가간다. 그리고 일상 속 행복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은 물론,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길을 열어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출판사 서평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행복
인터넷 서점에서 ‘행복’을 키워드로 책 제목(부제 포함)을 검색해보면 1만 300여 종이 나온다. 제목에 ‘사랑’이 들어간 책이 2만 500여 종으로 단연 많고, ‘성공’ 7800여 종, ‘건강’ 6500여 종, ‘부자’ 2300여 종 순이다. 사랑과 성공, 건강, 부(富))가 행복을 위한 조건이라면, 지은이 말대로 우리나라에도 행복 추구라는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마르크 오제는 이용자 간 관계 부재, 역사성 부재, 고유한 정체성 부재라는 특징을 띠는 공항, 대형 쇼핑몰, 고속도로 등 전통적인 장소와 대비되는 곳을 ‘비장소’라는 개념으로 정의하며,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해석한 인류학자답게 종전의 행복에 관한 책들과 차원이 다른 행복 탐구를 선보인다. 효율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소비사회에서 개인의 삶이 갖는 의미에 의문을 던지고, 행복 추구가 현대사회에서 왜 트렌드가 됐는지, 행복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들이 말하는 행복의 개념은 무엇이 문제인지, 행복하다고 규정된 순간들에 담긴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짚으며 행복 탐구에 나선다.
지은이는 관념적인 행복을 탐구하기보다 인류학자답게 일상의 구체적인 행동과 사건, 태도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에게 일상 속 행복의 목록은 끝이 없다. 빼앗겨봐야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실감할 수 있는 일상 속 소박한 행복부터 얼굴, 풍경, 책, 영화, 음악,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만나는 행복, 갑자기 나타났다가 슬며시 사라지는 기억 속에 저장된 행복, 회귀 혹은 첫 번째 경험의 행복, 추억과 변치 않는 사랑의 행복…. 그중에서 지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행복’에 주목한다. 인생에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찾아오는 행복이 있으며, 이 행복은 우리가 일상을 버티도록 도와준다고 주장한다. 그 사례로 자신의 가족이 치른 장례를 든다. 장례 치르기에는 집안 어른이 세상을 떠나셨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면서도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사는 친척들을 만나고 짧으나마 감정적 유대를 쌓으며, 함께 하나의 사건을 행복을 나누는 행사로 바꾸는 힘이 있다는 주장에서는 인류학자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사적인 노스탤지어이자 미화된 과거, 혹은 공동의 유토피아이자 미화된 미래라는 두 가지 성격을 띠는 시간적 개념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행복의 개념에 다가가던 저자는 일상 속 행복이 중요한 이유를 행복이 개인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은 물론,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길을 열어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오랜 세월 인간의 삶을 탐구해온 인류학자가 노년에 이르러 행복이란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의하고, 우리가 왜 행복해야 하는지,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떡해야 하는지 그 길을 제시하는 대목은 공감을 넘어 깊은 울림을 준다. 한 줄 한 줄 음미할 만한 책이다.
책 속으로
인생에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 ―23~24쪽
작은 자유를 한동안 박탈당해보면 일상의 진가가 무엇인지 깨닫고,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느낀다. ―36쪽
행복은 사적인 노스탤지어이자 미화된 과거, 혹은 공동의 유토피아이자 미화된 미래라는 두 가지 성격을 띠는 시간적 개념으로 보인다. ―53~54쪽
행복의 미덕은 행복이 우연한 만남과 사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여전히 그 우연을 기대하고 찾을 수 있는 데 있다. 또 마침내 행복을 찾았을 때도 계속 행복을 찾으려고 애써야 하는 것을 아는 데 있다. ―64쪽
모든 인간에게 삶이라는 여정은 《오디세이》에 버금가는 모험담이다. ―84쪽
문학 속 이야기는 이처럼 시간과 행복을 대하는 태도가 헤아릴 수 없이 담긴 보고(寶庫)다. ―115쪽
모든 샹송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감정과 마음가짐이 집약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샹송은 그 곡을 자기 것으로 소화한 사람의 것이다. ―131쪽
혼자서도 훌륭한 음식이나 좋은 와인을 맛볼 수 있겠지만,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면 그 기쁨이 배가된다. ―138쪽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나이의 속박에서 벗어나 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162~163쪽
사람들이 각자 삶의 창조자가 되면 그들은 자기만의 존재성과 타인과 관계를 동시에 인식함으로써 만족감을 갖는데, 이 행복은 몸의 감각도 아우른다. 이런 총체적 인식의 순간을 나는 행복이라고 부른다. ―189쪽
지은이 소개
마르크 오제(Marc Auge)
마르크 오제는 프랑스 인류학자다. 1935년생으로 파리고등사범학교(ENS)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1970년부터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를 지냈으며, 1985~1995년에는 원장을 역임했다. 1965년부터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토고에서 진행한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알라디안 연안》 《권력과 이데올로기의 이론》 《삶의 권력, 죽음의 권력》 같은 연구서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 머물면서 연구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동시대 서유럽에 대한 인류학적 에세이를 발표했다. 이 시기 대표작으로 《뤽상부르 정원 가로지르기》 《지하철의 인류학자》 《집과 궁전》 등이 있다.
그 후 시야를 전 세계로 확대해 《비장소 : 초근대성의 인류학 입문》 《타자들의 의미》 《동시대 세계의 인류학을 위하여》 《꿈의 전쟁》 《인류학자와 전 지구적 세계》 등 이론서를 발표했다. 이 밖에도 삶과 예술에 대한 재치 있는 에세이로 《망각의 형태》 《카사블랑카》 《자전거 예찬》 《나이 없는 시간 : 나이 듦과 자기의 민족지》 등을 펴냈다.
옮긴이 소개
서희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자발적 고독》 《죽을 만큼 아름다워지기》 등이 있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번역에도 참여하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_ 행복이란 무엇일까?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행복들
2. 사느냐 죽느냐
3. 창작과 행복
4. 떠나고 돌아오기
5. 오디세우스 혹은 불가능한 귀환
6. 첫 번째 경험
7. 만남
8. 샹송
9. 칸토와 이탈리아의 풍미
10. 풍경들
11. 나이 듦의 행복
에필로그_ 일상 속 행복의 목록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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